일찍 포기하지 말아라

바둑은 자기성찰을 도와주는 아주 신기한 게임인 것 같다. 다른 비디오 게임이라던지 보드게임은 자기성찰이나 무언가 큰 교훈을 주기 보다 그냥 재미있기만 한데 바둑은 무언가가 다르다.

나는 왠지 모르게 일찍 바둑에서 포기하는 버릇이 있다. 이기고 있는대도 말이다. 이기고 있었다 (아주 미세한 차이로). 근데 도중에 몇 번 실수해 돌을 잃었다고 ‘아, 나 졌구나. 나 졌구나. 그냥 포기해야 겠구나.’ 계속 그런 생각만 하고 짜증내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있었다. 진짜 인생 안에서도 그렇다. 잘 하고 있는데 자신감을 쉽게 잃는 타입이 아닐까. 긴 인생안에 실수, 실패, 오점 … 있는것이 당연하다.

그래도 그냥 끝까지 하기로 했다. 몇 점으로 졌는지 궁금했다. 근데 짜잔. 내가 한 2-3 돌로 이겼다.

나는 바둑판의 전체를 보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고 이기고 있는지 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능력도 불완벽하다. 그것이 오히려 희망이다.

나는 포기하고 있었다. 오랫동안. 하지만 포기하면 안된다. 일찍 포기하면 안된다. 끝까지 승부를 해야한다 ^^ 그냥 호기심으로 라도. 그럼 결국에 내가 이겨버리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. ‘그냥 여기서 포기해야 겠다’ 는 나의 심리는 나의 미숙한 심리였던 것이다.